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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간십이지의 유래와 무술년 개띠| 시절식과 풍속| 한국 문화 속의 개
십간십이지의 유래와 무술년 개띠
동양문화에서 시간과 방위를 가리키는 간지는 중요한 기호다. 간지干支는 십간십이지를 이르는데, 십간十干은 갑甲, 을乙, …임壬, 계癸이고, 달리 천간天干이라 한다. 십이지十二支는 자子, 축丑, … 술戌, 해亥이고, 달리 지지라 한다. 12지는 ‘동물’을 상징하기 때문에 ‘띠동물’로 쓰인다. 마치 해당 동물이 우리의 삶을 특정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문화 전반에 의미를 부여한다. 십간십이지의 유래와 무술년 개띠에 대해 소개한다.
십간십이지의 유래와 무술년 개띠십이지신도十二支神圖. 12지신을 그림으로 나타냄. 작가 미상, 민화 세로 144.2cm, 가로 77.6cm 소장처: 국립중앙박물관
육십갑자로 본 2018년 무술년 황금 개띠천간과 지지는 고정된 순서를 지니기 때문에 부호 구실을 한다. 둘을 겹치지 않게 결합해 만든 것이 육십갑자인데, 갑자·을축으로 시작해 임술·계해로 마무리되는 주기를 갖는다. 그리고 다시 갑자로 시작해 무한 반복한다. 예순한살을 가리켜 회갑回甲 또는 환갑還甲이라 하는 것은 육십갑자의 순서에서 ‘갑甲으로 되돌아온다’는 뜻이다. 2018년은 무술년이다. 무술戊戌이 간지인데, 10간의 무戊와 12지의 술戌이 결합된 말이다. 그러므로 무술년은 ‘무의 개 띠 해’다. 그런데 10간은 각각 오방 위에 배속되고, 그에 따라 청·적·백·흑·황색으로 배정된다. 이는 동양의 오래된 사유방식이다. 이를테면 갑을은 동쪽과 청색, 병정은 남쪽과 적색, 경신은 서쪽과 백색, 임계는 북쪽과 흑색, 무기는 중앙과 황색을 은유한다. 육십갑자는 10간이 앞에 서서 색깔을 표시하고, 12지가 뒤따라 동물을 나타내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12띠 동물은 다섯 가지 색깔로 존재하는데, 무술년은 ‘황색 개띠 해’가 된다. 이를 사람들이 황색을 ‘황금’으로 바꿔 황금 개띠 해라 한다.
십간십이지의 유래와 무술년 개띠경복궁 근정전 석물. 통일신라시대 이후 왕릉에 새겨졌다는 12지는 경복궁 근정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쥐·범·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 등 열두 동물로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미지 출처: 이미지 투데이
12지는 자연의 변화를 담은 기호에서 동물 상징의 부호로 바뀌다12지와 띠동물은 어떤 관계일까? 띠동물의 순서가 어떻게 정해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노변담화爐邊談話와 같은 수준이지만 다음의 이야기를 참고할 만하다.
하느님이 세상의 모든 동물들에게 새해 첫날 인사를 하러 오는 순서에 따라 12띠를 부여하겠다고 했다. 걸음이 느린 소는 새벽 일찍 길을 나섰고, 약삭빠른 쥐는 소 등을 타고 갔다. 하늘문 앞에 이르자 쥐는 소 등에서 뛰어내려 1등이 됐고, 띠동물의 처음이 됐다. 쥐가 떠날 때 고양이가 묻자 날짜를 새해 다음날로 일러 주었다. 그래서 고양이는 띠동물에 들지 못했고, 이후부터 쥐와 고양이는 앙숙이 됐다.
띠동물의 순서를 말할 때 흔히 드는 이야기다. 불교와 관련시키는 것으로 보아 부처를 수호하는 12수호신 관념에서 비롯된 이야기일 성싶다. 그러나 알고 보면 12지가 처음부터 열두 동물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었다. 갑골문에 12지의 일부를 확인할 수 있을만큼 오래된 것이나 당시에는 ‘동물’이 아니었다. 오늘날의 12지와는 다른 이름을 쓰고, 우주 운행의 원리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를테면 ‘곤돈困頓, 적분약赤奮若 … 엄무閹茂, 대연헌大淵獻’ 등 12이름을 썼다. 오늘날의 십간십이지와 다르기 때문에 ‘고간지’라 부른다. 뜻으로 볼 때, 자子에 대응하는 곤돈困頓은 ‘운이 다하고 새 기틀이 일어나는 상태’이고, 술戌에 해당하는 엄무閹茂는 ‘번성함이 쇠락한 상태’라 한다. 고간지만을 본다면 띠동물과 전혀 관련이 없다. 사마천의 <사기> ‘율서’에는 ‘자, 축, 인…’과 같은 현행의 12지 이름이 등장하나 여전히 고간지의 뜻과 비슷하게 설명하고 있다. B.C. 91년의 일이다.
자는 만물이 아래에서 솟아나는 것이요, …(중략)…술은 만물이 모두 없어지는 것이며, 해는 양기가 아래로 갈마드는 것이다.
고간지처럼 12지를 ‘음양이 성하고 쇠하는 이치에 따라 만물이 태동하고 성장·성숙하다가 마침내 소멸하는’계절의 변화로 풀어쓴 것이다. 아마도 이 시점에는 12지의 이름 (자, 축, …, 술, 해)이 오늘날처럼 확정된 반면 여전히 띠동물과 관련짓지 못한 듯하다. 흥미로운 것은 진시황 30년(B.C. 217)으로 편년되는 무덤 출토 유물이다. 죽간 형태의 <일서日書>인데, 여기에 현재와 비슷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자子는 쥐다, 축丑은 소다, 사巳는 벌레虫다, 오午는 사슴이다, 신申은 고리環다, 유酉는 물水이다, 술戌은 늙은 양羊이다, 해奚는 돼지다.
벌레, 사슴, 고리, 물, 늙은 양 등은 오늘날의 상징성과 다르지만 십이지와 열두 띠동물의 대응관계가 어느 정도 확정돼 있다. 기원전 2세기 초에는 동물과 사물을 상징하는 부호로서의 12지가 쓰인 셈이다. 후한 시대의 왕충(王充, A.D. 27~104년)은 <논형論衡>에서 12지와 관련된 열두 동물을 언급하면서 이들의 오행상생과 상극관계를 따지는 논리가 불합리함을 피력하고 있다. 추측하건대 오행에 배속한 십간십이지를 점성학적 논리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왕충은 이를 신비주의적인 것으로 보고 비판했다. 서역으로부터 불교의 점성술이 본격화된 것이 수당 무렵이라는 점에서 왕충의 비판은 12동물의 상징성을 재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12지 상징이 우리나라에 쓰인 것은 삼국시대에 이르러서다. <삼국유사> ‘사금갑’ 기록에는 “매년 상해일上亥日, 상자일上子日, 상오일上午日에 모든 일을 삼가고 행동을 조심한다”고 했다. 첫 돼지 날, 첫 쥐날, 첫 말날과 같은 용어는 분명 열두 띠동물을 말함이니, 궁주와 중이 숨은 거문고갑을 쏜 소지왕 재위 때488년에는 이미 간지가 쓰였음을 보여준다. 호우총에서 출토된 명문청동합415년에는 명문 ‘을묘乙卯’가 있어 5세기경에는 간지기년법이 한반도에 전래된 것이 분명하다.
오늘날 12띠 동물을 운용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 태국 등이다. 그러나 인도와 베트남에서는 몇몇 동물이 우리와 다르다. 인도에서는 호랑이를 사자로, 닭을 금시조로 한다. 이른바 사자 띠, 금시조띠가 있다는 말이다. 베트남의 경우는 인도와 같되 토끼를 고양이로 한다. 태국은 마지막 순서에 코끼리가 자리한다. 이런 띠동물의 차이는 문화생태적인 데서 비롯된 것이니 그리 이상할 게 없고, 다만 시간의 변화를 동물상징으로 부호화했다는 점에서 동일한 문화현상이다.

십간십이지의 유래와 무술년 개띠12지가 사용된 윤도.
윤도판은 지관地官 또는 지사地師들이 묘지나 택지 선정 등 지질과 길흉을 판단할 때 필수적으로 지니고 다니는 도구이다. 윤도 상판의 자침 주위로 둘러지는 원을 층이라고 하는데, 가장 안쪽의 1층은 8괘卦, 2층은 8요曜, 3층은 황천黃泉, 4층은 12지支, 5층은 24방위 등의 글자가 새겨진다. 사진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10호 윤도장 보유자 김종대 作 윤도 .

무술년, 황금 개띠 해에 개를 보다10간이 다섯 색깔을 은유하기 때문에 모든 띠동물은 다섯종류이듯 개띠 역시 다섯 종류이다. 갑술甲戌년 푸른 개띠의 해, 병술丙戌년 붉은 개띠, 경술庚戌년 흰 개띠, 임술壬戌년 검은 개띠, 무술戊戌년 황색 개띠의 해다. 이런 규칙성은 열두 띠동물에 모두 해당되는, 기호를 운영하는 하나의 규칙에 의해서다. 그러나 사람들은 띠동물과 색깔을 결부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고 오래도록 써왔다.
일찍이 이목(李穆, 1471~1498)은 ‘입춘부立春賦’에서 무술년을 ‘황견黃犬’이라 썼다. 이익은 문집에서 ‘검은 개띠 해壬戌’라는 뜻으로 ‘현구玄狗’라 적었고, 제문에서는 병술년을 ‘적구赤狗’로 썼다. 모두 띠동물의 색깔을 강조한 것이다. 개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까닭에 여느 동물과 달리 인간의 삶에 깊숙이 개입돼 있다. 개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고, 사대부의 문집이나 화가의 그림에도 자주 등장한다. 때로는 삿된 것을 막고 지키는 상징물로 존재한다. 개 이야기는 일상에서 실제로 일어났거나 일어남직한 일들이다. 의롭고 충성스러운 개에서 효성스러운 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때로는 의구총義狗冢으로 남아 오래도록 기렸다. 조선의 문사들은 충견忠犬·의견義犬·효구孝狗·의구義狗에 관심을 갖고 시와 산문을 남겼다. 아마도 개 일화가 사대부의 도덕적 이상을 담아내기에 적절한 소재였고, 더러는 사람의 그릇된 행위와 현실의 모순을 소환하는 데 적절했기 때문일 게다.
<고려사절요>에는 “눈먼 고아가 개꼬리를 붙들고 다니며 구걸을 하고, 우물을 찾아 갈증을 풀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사람들은 이 개를 ‘의견義犬’이라 불렀다. 이 이야기를 거듭 싣고 있는 <동사강목>의 저자는 “임금을 배반하고 국가를 해치는 무리들이 가득한 때, 이 개는 주인을 알아보았으니, 저들이야말로 짐승보다 못한 자들이라 하겠다”는 평을 달았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빗대어 생각하게 한다. 개 그림을 통해 인간의 삶을 견주기도 했는데, 주목되는 그림은 ‘오동나무 아래에서 달을 쳐다보는 개’ 그림이다. 이름하여 ‘오동폐월도梧桐吠月圖’이다. 흔히 오동은 봉황새가 날아와 둥지를 트는 신령스러운 나무이고, 시절의 태평을 표현한다. 그래서인지 개와 달, 오동은 동시에 출현하기 일쑤다. 이런 류의 그림 가운데 김득신金得臣, 1754~1822의 ‘출문간월도 出門看月圖’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다. 특히 제화시題畫詩가 있어 화가가 뜻하는 바를 곱씹을 수 있다. 시를 풀어 보면 다음과 같다.

한 마리 개가 짖자 두 마리 개가 짖고一犬吠 二犬吠, 만 마리 개도 따라 짖네萬犬從此一犬吠. 동자를 불러 나가 보라 하니呼童出門看,오동나무 가지에 달이 걸려 있다 하네月掛梧桐第一枝.
이 화제는 “한 마리의 개가 이상한 형체를 보고 짓자 다른 백 마리의 개가 그 소리를 듣고서 짖어 댄다”는 중국 속담과 관련이 있다. 어떤 일의 진위眞僞를 살피지 않고 맹목적으로 남을 좇는 것을 뜻한다. 아마도 이를 빗댄 그림인 듯싶다. 개는 도둑을 지키는 속성 때문에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한다. 개를 뜻하는 술戌 자가 ‘지키다’는 뜻의 수戍와 음이 통하는 해음諧音 관계도 한몫했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입춘에 “닭 울음소리에 새해 덕이 들어오고, 개 짖는 소리에 묵은 해 재앙이 나간다”는 춘첩을 기둥에 붙였다 한다. 지킴이로서의 개 상징은 그러나 이보다 훨씬 오랜 전부터 활용되어 왔다. 신라의 토우와 고구려의 고분에도 등장한다. 안악3호분에는 고깃간을 두 마리의 개가 지키고 있는데, 현세에서 그랬듯이 내세에서도 죽은 자의 곳간을 지키게 하려는 뜻이다.
십간십이지의 유래와 무술년 개띠일본의 개 인형 부적이누하리코 犬張り子. 아기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사를 참배하는 하쓰미야마이리初宮參り때 주는 개 장식용 선물로, 액운을 는 기능을 한다. 붉은색 끈에는 금색 방울과 '初宮まいり'가 쓰인 종이가 달려 있다.
소장처: 국립민속박물관

십간십이지의 유래와 무술년 개띠오동폐월도梧桐吠月圖. 오동나무 아래에서 달을 쳐다보는 개 그림이다. 우리 선조들은 개 그림을 통해 인간의 삶을 견주기도 했다. 소장처: 가회민화박물관
사람이 상징을 만들지만 상징이 사람을 만든다개는 주인에게 충성하고 용감무쌍한 동물이다. 그래서 개를 지킴이로 상징했고,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하는 상징으로 소환하고 있다. 상징은 인과관계보다 맥락관계에 의해 가치를 얻는다. 해마다 간지를 들어 띠를 말하고 띠의 의미를 따지는 것처럼 상징은 의도한 뜻을 특정하는 방향으로 이끈다. 사람이 상징을 만들지만 상징이 사람을 만드는 셈이다. 무술년 황금 개띠 해를 기다리면서 개를 새기는 것은 개의 여러 상징성에 힘입어 2018년을 당차게 맞으려는 각오 때문이다. ‘개의-리’ 있게 말이다.
십간십이지의 유래와 무술년 개띠십이지신상十二支神像 중 호랑이와 토끼 토우. 12지신 동물을 조각한 상 중 머리는 각각 호랑이와 토끼이며 몸은 사람형태인 입상. 눈이 튀어나오고, 귀가 머리에 붙어 있고 양손을 모아 두 칼을 교차시켜 쥐고 있다. 소장처: 국립민속박물관
글. 장장식.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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